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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우체통 대민봉사활동^^

나눔의 온정 가득한 “빨간 우체통” 2009년9월 3일<주간현대신문사>
 
안양우체국 집배원들의 이웃사랑 나들이
 

21세기가 막 열리기 시작했을 당시, 심각한 걱정에 휩싸인 사람들이 있었다. 출판업자들이 바로 그들이었는데, 인터넷으로 손쉽게 볼 수 있는 책이 나와 출판계가 절명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손에는 책이 들려 있다. 서점을 찾는 사람들의 수는 지난 세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첨단기술은 아날로그적 감수성의 상징인 ‘종이’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또 있다. 이메일(e-mail)의 보편적 사용으로 인해 편지를 이용하는 수요가 급격하게 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이 또한 기우였다. 우체국에는 여전히 우편업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대기자 수가 넉넉(?)하다. 길가 곳곳마다 세워져있는 빨간 우체통 역시, 어김없이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첨단의 시기에도,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일은 역시 편지의 역할이다. 전화로는 오롯이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복잡미묘함을 편지는 잘도 받아준다. 그리고 마음을 녹여낸 편지는 여전히 사람의 손을 거쳐 배달된다. 우리는 그들을 ‘집배원’이라 부른다.

 

마음을 모으다

2004년 12월의 어느 겨울, 안양우체국 소속의 집배원 몇몇이서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다. 주종은 술자리 분위기에 걸맞게 ‘막걸리’였다. 잔이 몇 순배 돌자 누군가가 제안을 한 가지 했다. “무언가 뜻있는 일을 해보자”는 내용이었다. 모임에 참석한 집배원들은 긴 설명 없이도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순수한 나눔, 참된 봉사를 의미했다.

이 모임이 주축이 되어 ‘넉사모’(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의 모임)가 결성되었다. 본격적인 활동은 이듬해 1월 30일, 의왕시 ‘에덴의 집’을 찾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꽃동산을 조성해주었다. 머릿속으로만 막연하게 그려왔던 봉사를 몸으로, 땀으로 해냈을 때의 뿌듯함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 뿌듯함이 원동력이 되어 ‘넉사모’의 활동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동안구 관양동 소재의 희로원에 머물고 계시는 노인 분들에게 목욕봉사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연말이나 명절 때마다 독거노인 지원, 소년소녀 가장 돕기 등 지역사회의 어두운 곳을 찾아다니며 지원을 펼쳤다. 어려운 이웃들의 웃음꽃이 하나씩 피어날 때마다 집배원들의 어깨에 힘이 솟았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여유와 성찰도 생겼다. 초창기부터 봉사에 참여했던 임영선 부회장은 “어느덧 매사에 자신감을 갖고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의 나를 발견했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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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브레이크뉴스
 
빨간 우체통의 탄생

‘넉사모’라는 이름이 집배원의 이미지를 잘 드러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2008년부터 단체의 명칭을 ‘빨간 우체통’으로 바꿨다. 주변에서의 반응도 좋았다. 정감 가는 따스한 이미지가 더해져, 도움의 손길을 원하는 단체의 ‘러브 콜’(love call)도 늘었다. 하지만 일정이 빠듯한 집배원 업무의 특성상 한 달에 한 번밖에 모일 수 없어 회원들 사이에서도 안타까움이 크다고 한다. 그나마 한 번 모이는 것도 토요일로 정해, 업무 외 여가시간을 쪼개 나서고 있었다. 임영선 부회장은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빨간 우체통’은 집배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순수 봉사단체이다. 때문에 어떠한 유관단체의 지원도 없이, 사비로 모든 활동비를 충당하고 있다. 1년에 드는 비용만도 약 700만 원으로 적지 않은 액수다. 하지만 집배원들은 조금씩, 자신의 편안함과 여유를 떼어내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것을 진정한 ‘행복’으로 여기고 있다. 빨간 우체통의 구호인 ‘나눔은 행복입니다’에도 이는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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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을 배달합니다

집배원에게는 업무 간 사고의 위험이 늘 따라다닌다.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빨간 우체통’의 주인두 회장도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한다. 다행이 큰 부상이 아니어서 한 달 뒤에는 퇴원을 할 수 있다지만, 빨간 우체통 회원들의 걱정이 깊어 보였다.

위험한 일이지만 작은 데서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임영선 부회장은 “어머님 뻘 되는 분께서 제가 방문하는 시간을 알고 계셨다가, 시원한 물 한 잔을 준비해 주신 적이 있었다”며 “얼음물을 마셨는데도 가슴은 따뜻하기만 했다”고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집배원이 우편물을 들고 오래 걸어다녀야 하는 고된 일이지만, 사람 간에 나눌 수 있는 마음의 따스함이 있어 늘 힘이 된다고 했다.

어쩌면 그들이 처음 모였다던 어느 추운 겨울날의 술자리가 아니었더라도 ‘빨간 우체통’은 자연스레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이미 집배원들의 마음 속에는 이웃과 나눌 사랑이, 따스한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거리마다, 집집마다 세워져 있는 빨간 우체통처럼, 그들의 ‘사랑을 전하는 행보’ 역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해본다. ‘빨간 우체통’의 봉사에 동참하고 싶거나 후원을 원하는 시민은 홈페이지(http://www.coreapost.com)나 전화(031-381-0014)로 문의하면 된다.

-출처 주간현대신문사 설원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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