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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 살린 '티백' 발명은 우연의 산물

'티백' 100년
바쁜 현대인 '茶문화' 살린 위대한 발명품
美장사꾼이 우연히 만들었다 '대박'
영국 하루 '차 소비량'의 96% 차지

"티백(teabag)이 없었다면 영국은 오늘날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영국의 차(茶) 문화를 보존시킨 티백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끓는 물을 부으면 5초 만에 차를 마실 수 있게 만든 티백은 바쁜 현대인들이 여전히 차를 즐길 수 있게 해 준 일등 공신이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13일 역사상 많은 위대한 발명품들처럼, 티백도 '우연'의 산물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의 차 거래상이던 토머스 설리번(Sullivan)은 미국 내에서 여러 종류의 차 샘플을 보낼 때, 비용을 아끼려고 찻잎을 작은 비단 주머니에 넣어 고객들에게 보냈다. 그런데 일부 고객이 설리번의 '비용 절감' 취지를 모르고, 찻잎이 든 비단 주머니를 그대로 뜨거운 물에 우려낸 것이 티백의 유래가 됐다. 이후 티백은 그 간편함 때문에 미국에서 곧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티백이 대서양을 건너는 데는 근 50년이 걸렸다. 영국 최대의 차 제조업체인 조지프 테틀리 사가 티백을 들여온 건 1953년. 영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1960년대 초까지도 티백의 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전쟁도 티타임(teatime)을 즐긴 뒤에 한다'는 영국인들에게 티백은 경박한 미국식 인스턴트 문화로 천대받았다. 1964년 테틀리 사가 티백의 작은 구멍을 크게 늘려 차 맛을 개선한 뒤에야 수요가 늘었다. 현재는 영국 내 1일 차 소비량의 96%가 티백이라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차 문화 진흥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영국 차 협회의 윌리엄 고먼(Gorman) 회장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옛날처럼 찻잎을 우려내서 마시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티백이 차 산업과 문화를 살렸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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