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한국인이지만 세계시민 꿈 가져야"
"젊은이여, 손은 이상이란 별을 가리켜라"
방한 사흘째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5일 청주대학교에서 열린 전국 대학생 모의 유엔총회에 참석,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들려주면서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꿈과 포부를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먼저 "젊은 여러분을 보니 거의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온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진 뒤 한국전쟁 세대인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반 총장은 "대학 1학년이던 1962년엔 흑백텔레비전, 벽에 꽂는 전화기가 전부였고, 컴퓨터는 없었고, 인터넷으로 세계와 통교할 수도 없었다"며 "하지만 우린 포부와 이상을 가졌었다. 우리 세대는 전쟁을 거쳤지만 평화를 향한 커다란 희망을 간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충주고 3학년 재학 당시 대한적십자사 주관 전국학생영어웅변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해 미국 백악관을 방문,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외교관의 꿈을 키운 사실을 언급하며 "열심히 공부하면 뭐든지 가능할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한승수 총리 얘기를 꺼냈다.
그는 한 총리가 2001-2002년 유엔총회 의장 당시 비서실장으로 함께 일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한 총리는 어린 시절 유엔총회 의장을 꿈꿨다고 한다"며 "당시 주변 여건을 봤을 때 유엔 회원국도 아닌 조그만 나라의 이름 모를 한 소년의 꿈은 불가능하다고들 했지만 그는 결국 해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하든 관심을 유엔에 두고 유엔의 높은 목표를 지원할 수 있는 일을 해주길 바란다"며 "여러분의 에너지와 지적능력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들로, 바로 유엔의 역할을 지지하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한국인이지만 그것을 넘어야 한다. 여러분은 세계의 시민으로 꿈을 가져야 한다"며 '발은 현실이란 바닥에 두되, 손은 이상이란 별을 가리켜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연설을 마쳤다.
반 총장은 청주대 연설을 마친 뒤 70년된 소나무를 심는 기념식수 행사를 가진 뒤 이날 낮 청주 라마다 호텔에서 정우택 충북도지사를 비롯한 지역 유지들과의 오찬을 가졌다.
그는 이어 한승수 국무총리 초청으로 총리공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유엔활동에 대한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동참과 지원을 재차 호소했다.
반 총장은 "한 총리가 기후변화, 공적개발원조(ODA), PKO(평화유지활동) 등에 대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한데 고무돼있다"며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질적인 재원 지원이 필요하다. 이것이 저의 간절한 소망이자 호소"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첫 사무총장이라는 기분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한국정부가 저를 적극 뒷받침하는게 필요하고 한국외교도 질적으로 성숙하는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이 자리에 계신 지도층의 노력과 관심을 당부드린다. 유엔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 비즈니스 사회, 시민사회의 세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특히 경제계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경제계의 도움도 요청했다.
그는 또 "한국이 풍요롭게 잘 살고 있는 것을 너무 당연시해선 안된다"며 "경제계 피땀의 바탕 위에서 우리나라가 일어섰는데 앞으로 기회를 잘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 총리는 환영사를 통해 "반 총장은 애국자 중의 애국자다. 글로벌 코리아를 지향하는 청소년의 귀감이자 희망"이라며 "세계 정치의 정상에 선 반 총장을 조국이 힘을 합쳐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현승종.남덕우 전 총리, 이만섭 전 국회의장,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정몽구 현대차 그룹회장, 최태원 SK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각계 인사 40여명이 참석했다.
-출처 (서울.청주=연합뉴스) 이상헌 정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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