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문대되려면 호주ㆍ홍콩대학 배워라
매년 세계대학랭킹 발표하는 넌시오 쿼커렐리 QS 사장
"세계적 명문대가 되고 싶다면 미국 아이비리그보다는 호주 싱가포르 홍콩 대학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
연세대에서 열린 'QS 애플 콘퍼런스(아시아ㆍ태평양 교육지도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넌시오 쿼커렐리 QS 사장은 11일 한국 대학들이 세계적 명문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법을 묻자 이같이 조언했다.
하버드나 예일 같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벤치마킹하려는 한국 대학이 많지만 한 해 예산이 10억~20억달러에 달할 뿐만 아니라 수백 년 역사를 지닌 이들 학교와 한국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쿼커렐리 사장이 90년대 설립한 QS는 영국 교육평가기관으로 매년 세계 대학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그는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지 대학들이 단기간에 높은 순위에 랭크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지원 덕분"이라며 "한국 대학은 막대한 동문기부금으로 운영하는 미국 쪽 대학보다는 이들 모델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세계 500위권 대학 랭킹을 보면 수많은 한국 학교가 들어가 있고 다만 100위권에 들어가는 학교가 서울대(2007년 51위) 한 곳뿐"이라며 "전반적인 한국 대학 수준은 우수하니 몇 년 후에는 한국에도 세계적 명문대로 손꼽히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전 세계 51위를 차지한 서울대가 100위권에 유일하게 들어가 있고 그외 카이스트(132위) 포스텍(233위) 연세대(236위) 고려대(243위)를 비롯해 전체 7개 대학이 상위 400위권에 들어간다(QS에서는 1~400위 대학 리스트를 발표하며 401~500위 대학은 순위 없이 명단만 공개하고 있다).
한국 대학 교직원과 학생 수준, 교육 수준에 비해 순위에서 밀린다는 감이 없지 않다.
쿼커렐리 사장은 "이는 교육 중심 대학에서 연구 중심 대학으로 가는 중간단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구 중심 대학 체계가 잡히고 나면 한국 대학 랭킹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쿼커렐리 사장은 학교 랭킹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학교 직원부터 채용하라. 입학 기획조정 홍보 등 업무를 교수가 보직업무로 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행정이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는 게 학교 발전을 위한 첫 단계"라고 지적했다.
학교 직원과 교수진, 학생 등 대학 구성원은 학교 수준을 결정짓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순서상 질 높은 직원이 행정업무를 맡으면 교수들이 근무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게 돼 우수한 교수를 유치할 수 있고, 결국 좋은 교수진을 찾아 우수한 학생이 자연스레 입학하게 된다는 것이다.
쿼커렐리 사장은 또 "교수들이 연구와 교육에 몰두할 시간을 보장해야 하는 마당에 행정업무까지 맡겨서야 되겠느냐"고도 덧붙였다.
그런데 아시아권과 독일 쪽 대학들에서는 QS 대학 랭킹이 편향돼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아시아 대학들은 홍콩 싱가포르 등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실제보다 훨씬 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대학평준화를 거친 독일 대학들은 "결국 학생 개개인 특성과 필요성에 부합하는 학교가 최고 학교인데 이런 식의 줄세우기는 곤란하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QS는 개인 필요성에 따른 랭킹을 제공하는 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해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들로만 대학 랭킹을 따로 뽑아볼 수 있게 하는 랭킹 툴(tool)을 개발하고 있다. 학생이나 기업 채용담당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서다."
쿼커렐리 사장은 또 "재정이 넉넉한 대학이 곧 좋은 대학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도서관 운영 예산, 동문기부금 등 항목은 QS가 대학 순위를 매길 때 고려하지 않는다.
'돈 많은 대학'만 유리한 서열이 되면 재정 상태는 좋지 않지만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학교의 잠재력마저 꺾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출처 매일경제[박소운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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