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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ㆍ공정위ㆍ금융당국, 민간진출 막으면 전문성 사장돼 
 
퇴직 고위공직자 취업제한 강화
판ㆍ검사 로펌行 심사에 법조계도 술렁
 
행정안전부가 28일 공정위원회, 국세청,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퇴직 관료들이 법무법인(로펌)과 회계법인 등에 취업하는 것을 막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내놓자 해당 부처나 공무원들이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법조계도 판사ㆍ검사까지 로펌 취업에 제약이 따르는지를 놓고 반발하는 분위기다.

◆ "전문성 고려하지 않은 결정"

= 공정거래위원회 내부 관계자는 "공정위는 다른 부처와 달리 산하 기관이 없어 퇴직 후 활동폭이 크게 제약돼 있다"며 "이에 로펌으로 가는 선배들이 많았는데 이 같은 출구가 막히니 앞으로 무척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결국 가능한 한 오래 공무원 생활을 할 도리밖에 없다"며 "다른 부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 공정위에서 퇴직한 한 전직 공무원은 "민간 진출을 무조건 막아버리는 것은 공무원 전문성을 생각할 때 성급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조금은 통로를 열어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도 취지는 좋으나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려는데 누가 이런 상황에서 오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즉 외부 전문가들은 공직에서 일정 기간 노하우를 전수한 뒤 다시 민간으로 나가길 원하는데 이렇게 미래를 옭아매면 아무도 공직에 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하지만 이들 부처 일각에서는 그동안 퇴직과 동시에 업무 관련성이 높은 민간에 취업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기존 공직자윤리법으로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대형 로펌 등으로 공직자가 퇴직 후 이동하는 것은 사실상 막질 못했다"며 "이번 조치로 이런 제도의 부족함을 메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이번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법조계 "위헌소지도 있다"

= 이번 취업제한 강화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법조계다. 법조계가 이번 개정안에 대해 문제 삼는 부분은 '업무 관련성' 범위가 너무 모호하다는 점과 법무법인을 영리 사기업체와 협회 범위로 볼 것이냐는 점이다. 행안부는 개정안에 명시적으로 퇴직 공직자에 대해 법무법인 취업을 제한한다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무법인을 영리 사기업체와 협회 범주 안에 든다고 보고 취업시 업무 관련성이 있으면 윤리위에서 승인을, 관련성이 없어도 취업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대다수 판ㆍ검사들은 법무법인으로 이직할 때 연봉 1억원 이상을 받기 때문에 윤리위에서 취업 확인 또는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판ㆍ검사직과 법무법인 간 '업무 관련성'을 판단한다는 생각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또 변호사 자격을 가진 이들의 취업을 변호사법이 아닌 공직자윤리법으로 제한하는 부분이나 법무법인을 영리 사기업체와 협회로 보는 시각은 위헌 소지까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직자윤리법 개정 취지는 경제부처 인허가 담당 공무원 등에 대해 로펌행 등을 제한해 로비스트 역할을 막으려는 것인데 변호사 자격을 가진 판ㆍ검사까지 법무법인 취업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며 "더구나 법무법인을 영리 사기업체와 협회로 보는 시각은 부당하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개정안 대로라면 로펌행을 선택한 법조인에 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때 업무 관련성 기준이 모호하고 법조인 직업선택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2005~2007년 퇴직한 고위 공직자 1만14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7.9%인 2037명이 민간 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출처 매일경제[장광익기자 / 배한철 기자 / 고재만 기자 / 박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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