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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노동부 출범 곳곳에 ‘암초’

아주 2008.03.03 23:49 조회 수 : 603

이영희 노동부 출범 곳곳에 ‘암초’
비정규직·복수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현안 산적
산별교섭·공기업 구조조정 등도 당면과제

경제살리기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새 정부의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공식 취임하면서 이 장관이 펼치게 될 노동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 장관은 법과 원칙 준수를 강조하면서도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중도적 성향을 내비치고 있지만 비정규직법 개정과 산별교섭 정착 등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노동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장관 취임 초기부터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말까지 유예돼 있는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대한 논의도 당면과제로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공기업 구조조정 과정의 노사간 충돌도 풀어야 할 숙제다.

◇ 비정규직법 개정 `최대 난제' = 7월부터 100인 이상∼299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는 비정규직법은 이 장관이 헤쳐나가야 할 최대 난제로 꼽힌다.

570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은 사회 양극화의 최대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회통합과 건전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피해나갈 수 없는 과제다.

중견업체들은 대기업과 달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만한 여력이 별로 없어 구조적으로 비정규직법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비정규직법을 둘러싸고 노사정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비율을 살펴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19.5%에 그치고 있지만 100인 이상∼299인 이하 사업장은 28.9%에 달하고 있고 100인 이상∼299인 사업장의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44만4천명으로 300인 이상 기업(35만8천명)보다 8만6천명 많다.

노동계는 현재 비정규직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외주화 규제 강화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영계는 비정규직법이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법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대신 정규직을 채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이지만 비정규직법에 대한 노사간 이견차가 워낙 커 절충점을 마련하기까지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복수노조.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복병' = 이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2009년말까지 유예된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유예 기간 이후에는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 장관은 청문회 당시 정부도 두 제도 시행을 위한 대책을 세우겠지만 복수노조 허용은 노동계가 주장해 왔던 것인 만큼 노조들도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제도는 국내 노동계의 근간 자체를 바꿀 만한 사안이어서 논의 과정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올 것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맺은 한국노총은 주로 중소기업 노조들로 구성돼 있어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이 금지될 경우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 장관이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한국노총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한나라당측에서 신중한 정책 추진을 당부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노사정은 지난 2006년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에 대한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내용인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한국노총의 격렬한 반발 등으로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중소기업 노조의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를 들어 제도 시행을 유예키로 해 `반쪽 개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노사정은 시행을 유예키로 하는 대신 중소기업 노조의 재정자립 방안과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 등을 추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는 `어정쩡한'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 장관은 "노사 모두 두 제도를 더이상 유예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로 두 제도의 추진을 시사해 수면밑에 잠시 가라앉아있던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또다시 노동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산별교섭.공기업 구조조정도 `숙제' =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4사가 소속된 국내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등이 추진하고 있는 산별교섭도 이 장관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인식되고 있다.

노동계는 조직력 강화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공동교섭 형태인 산별교섭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는 금속노조를 필두로 각 산별노조의 산별교섭 요청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경영계가 이중교섭과 이중파업 등을 이유로 산별교섭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이 장관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노사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총선 이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공기업 구조조정도 이 장관에게는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기업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고 노동계내에서 강력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는 공기업 노조들이 파업 등으로 강하게 반발할 경우 이 장관이 이를 수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필수공익사업장의 필수유지업무 범위 조정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권 보장 등도 언제든 노사정간 현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

학자 출신인 이 장관이 산적한 노동계 현안들을 노사정간 협의로 원만하게 해결해 노사관계 선진화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현영복 기자 youngbo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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