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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사람들......윤여병

오라비 2008.01.28 19:51 조회 수 : 1829

길에서 만난 사람들!

 

 

안양 6동 에는 588번지가 있다. 일명 소골안 이라는 마을이름을 붙여 쓰고있다. 수리산 끝 자락 추운 날씨 에는 가장 우편배달을 하기가 싫은 동네이다. 워낙 산 동네에다 보니  눈 이라도 내린 날이면은 오토바이를 아랫 동네에 새워두고. 걸어서 한집 한집 배달을 하는 하늘 아래 첫 동네같은 곳이다.

4년전 그 지역에 배달을 시작하면서 알게된 오금순 할머니 90여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파지 고물을 수집하며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분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한편의 장편소설 읽는 느낌이다.
일제 시대때. 절라도 장승 에서 태어나.
17살때 시집을가서 너무나 먹고살 길이 없어 아들을 등에 업고 도망을 나갔다고 한다.
그 이후 6.25 전쟁이 터지고 인천 상륙작전으로 인해. 미처 북으로 도망 가지 못한
인민군과
정이 들어 두번째 시집을 가게되었고 그 이후 안양에 내려와 지금 현재 살고있는 이 집을 남편과 함꼐 손수 지어 60년을 살았다고 한다. 남편은 북한 사람이라 신분이 불안정하여 변변한 하나 직장을 잡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생계유지를 위해 막 노동과 동네 집집마다 똥을 푸며 고된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작은 행복도 잠시 잠깐으로 끝나고  남편은  직업병인 똥독이 올라 먼저 세상을 떠나고
업친데 겹친 격으로  아들은 불치의 병이 걸려 장애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집의 생계까지
걱정하며 현재는 어린 손자와 함꼐 살고 있다.

금순 할머니는 항상 나를 보며 힘들게 여기 까지 편지를 가져 오느라 고생이 많다면서 수리산 약수물을 한 대접주며 땀좀 식혀 가라고 한다. 할머니는 이틀에 한번씩 산속에있는 약수물을 길러와 식수로 사용하고 내가가면 항상 약수물을 삼삼 썩은물이라며 대접으로 마시곤 한다.

가난을 대물림 된다는 사실을  할머니를 통해 실감했다. 현 제도상  한가정에 두명이 생활보호 대상이 되지않아 장애인 아들을 분가를 시키고 그 혜택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정작 자기는 90노인이 파지와 고물을 수집하며 먹고 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고 한다.

요즘 같이 추은날에는 차마 할머니가 주시는 따끈한 커피를 차마 뿌리칠 수 없다 , 그것을 무시하면
할머니가 서운해 하실까봐  커피를 마시며 잠시 동안 할머니의 넋두리같은 이야기를 한소절 듣고 내려
올 수 밖에 없다.
 
종종 선거이야기 하실 때가 있는데,  내가 일제 고종 황제 때 태어나 대통령을 아홉번을 투표해 세상을 바꿔 준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내가 겪어온 그 많은 나랏님들  다 그놈이 그놈이다!며   그들의 언행불일치에 역정을 이기지 못해 화를  내며 욕하곤 하신다.
 
이야기 듣다보면 나중엔 결국 신세타령으로 이어진다. 내가 무슨 전생의 죄가 많아  가난의 업을 끊어내지 나지 못한 채 가난을 자식 새끼 에게 물려주는 못된 어미로서 살아서 무엇하노 하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할머니를 보며   내눈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몰래 훔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참으로 모진 인생 길게도 살아오셨고  그 목숨을 이어 가기 위해 파지를 줏으러 새벽부터 나와 허름한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힘든 노동으로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고 안타깝다 오늘도 할머니의 얼굴을 생각하며 얼굴에 새겨져 있는 89가락의 주름이 한가닥 한가닥 주름의 긴 인생사를 생각하며 추운 겨울 올 한해 잘 보내시고 따뜻한 봄 햇살이 오면 할머니의 얼굴 주름살이 활짝 피어 입는 모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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