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사랑의 편지를 써보세요
내가 살던 충청도 고향에는 이장네에만 수동식 전화기가 있었다.
그 시절 통신이래야 이장네 있던 전화와 하루에 한 번 들르는 집배원의 편지뿐이었다.
어머니는 군대에 간 오빠에게 편지가 온 날엔 답장을 꼭 하라고 몇 번씩 당부하셨고 나는 별 말 없이 소소한 사건들을 적어 보내곤 했다.
옛날 집배원 아저씨 가방엔 많은 사연을 담은 편지가 가득하였는데, 요즘은 광고 우편물이나 고지서만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편지라는 단어만큼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단어가 또 있을까? 갈래 머리 순수했던 사춘기 시절과 20대 오롯한 사랑의 시간들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잔잔한 추억으로 편지 속에 투영된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괄목할 만한 통신기술 발달로 빠르고 쉽게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음에도 예전만큼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빠른 전자매체가 사람의 마음까지 대신할 수 없나 보다.
잘 천공된 우표를 몇 번이나 꼭꼭 봉투에 붙이던 손길,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고 잘 도착하기를 바라며 뒤돌아 보던 눈길, 동네를 지나치는 집배원을 보면 혹시나 하고 멈추었던 발길은 편지에 녹아있는 차마 쓰지 못한 우리네 마음이고 정성이다.
가을이다.
눈 시리게 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분주했던 시간을 정리하고 자신을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사색에 잠겨있는 고요한 시간 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과 은사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과 몸이 풍성해지는 가을에 빈 마음과 같은 하얀 백지에 사랑의 마음을 담은 편지 한통 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편지지에 채워지는 순수한 마음은 받는 이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따스한 사랑의 마음을 나눌 것이며, 또 먼 훗날 추억으로 회상해 볼 수 있으리라.
안현주 강원체신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