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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공사화 서둘러야

아주 2008.11.04 22:55 조회 수 : 1386

우정사업본부 공사화 서둘러야

정보기술(IT)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 우편물은 최고의 소통 매체였다. 그러나 IT산업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와 같은 상황과 더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등으로 인한 우편시장 개방의 가속화, 통상우편물량의 정체, 택배·국제특송시장의 경쟁 심화는 우정사업의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우정사업본부는 3만1653명의 공무원에 총 5조6744억원의 예산을 가진 거대한 조직이다. 이러한 조직은 작은 정부의 이념에도 배치될뿐더러 정부조직이라 사적조직보다는 조직·인사·예산 측면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아직까지 정부조직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반면 선진국은 이미 정부조직의 성격을 탈피하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영국·프랑스·일본 등 26개국은 공기업으로, 독일·네덜란드 2개국은 민영화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공사화 형태로 우정사업의 경영체제를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4년에는 체신공사설립법안을 입법예고까지 하였음에도 요금인상과 사회불안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공사화가 연기된 전례가 있다. 반면 일본은 이미 2003년 우정청을 공사화한 바 있고, 2017년까지는 완전민영화를 통해 선진국의 예처럼 우정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공공부문에 대한 시장주의적 경쟁원리의 도입을 반대하는 세력들은 항상 공공성을 이유로 든다. 우정사업본부가 공사로 전환되면, 시장논리에 따라 농어촌이나 섬 지역 우체국의 감소로 지역 주민은 엄청난 불편을 겪을 것이며 요금이 인상되어 보편적 서비스가 훼손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정사업 공사화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오해이다. 민간에 의해 기능이 수행되는 것일 뿐이지 제공되는 서비스까지 변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편적 서비스 보장을 위한 독립된 규제기구 설치 등 다양한 보완조치의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선진국의 사례에서 입증된 바 있다.

국가가 보편적 서비스를 담보하기 위해 우정사업을 직접 수행해야 한다는 논리는 국민들에게 감성적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지속적인 공공부문의 확대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국가의 경제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 특히 과거 전화, 철도, 전력 등 국가기간사업으로 정부가 직접 운영하던 사업도 이제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민간부문이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간부문이 할 수 있는 일은 민간에게’라는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정사업의 경영체제 변화에는 이해당사자 및 관련되는 전문가·단체 등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도 거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조직으로 유지하려는 시도나 공사화의 시점을 늦추려는 시도와 타협하는 것은 국익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우정사업의 공사화를 서둘러야만 할 것이다.

김주환 강남대교수·한국정책평가분석학회장
-출처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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