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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락 내리락 숨가뿐 '집배원의 하루'
[일터 체험]90%이상은 고지서·광고물, 서신 우편물은 3~5%불과집배원의 하루.jpg

인터넷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편리함에 밀려 일상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어진 편지.

실제 우체국 우편물 중 90% 이상은 각종 고지서나 광고물이고, 안부를 묻는 서신 우편물은 3∼5%에 불과하다. 서신 우편물 역시 외국에서 보낸 편지나 군대에간 자식들이 집에 보내는 군사 우편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있는 편지와 새로 밀려오는 고지서·광고물을 함께 전달해주는 집배원 체험을 위해 지난 20일 오전8시 광주 북광주우체국을 찾았다.

우체국에 들어가니 집배원들이 당일 배달할 우편물을 구역별로 분류하고 있었다.

전날 우편물을 분류하지만 새벽에 추가로 우편물이 도착하기 때문에 재분류 하고 있는 것.

◈ 고지서 몰리면 하루 2천여 통 처리…오전 9시부터 배달

기자의 일일체험을 지원해줄 김권희(28·여) 집배원도 우편 재분류 작업을 하고 있었다.

광주지역 유일한 여성 집배원인 김씨는 "어제까지는 각종 고지서가 쏟아져 정말 바빴는데, 오늘은 적은 편이네요"라며 인사말을 건넨 뒤 오토바이 대신 빨간색 '모닝'에 우편물을 싣고 오전 8시40분께 우체국을 나왔다.

김씨 구역은 2,700여 세대의 광주 북구 운암동 벽산블루밍 아파트로 우편물이 많아 오토바이 대신 경차를 이용하고 있다.

이날 김씨에게 할당된 물량은 통상우편물 800여통과 등기 60통. 이중 서신우편물은 3통이었다.

김씨는 "15일부터 19일까지는 전화요금이나 신용카드 고지서가 몰리기에 하루 평균 2천통을 넘게 한다"면서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다들 밤에 들어왔다"고 귀뜸해줬다.

본격적인 배달업무는 오전 9시 아파트 경비실에서 출입카드를 받아오면서 부터 시작됐다. 

◈ 고참들 아파트보단 주택 선호, 등기 업무는 일일이 방문

기자는 배당 구역이 '아파트 단지'라 '1층 우편함에 넣기만 하면 되니깐 오늘은 편하겠다'라고 생각하며 내심 흐뭇해했다.

김씨가 "아파트가 쉽다고 생각하는데, 고참들은 아파트보다 주택을 오히려 선호한다"고 말할 때도 기자는 의례적인 말로 넘겨 들었다.

김씨와 함께 아파트 1층에 있는 우편함에 우편물을 넣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기자의 생각은 맞는 듯했다. 하지만 기자가 우편 업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800여통의 통상우편물과 함께 온 등기 60통.

김씨와 우편함에 우편물을 넣고, 반송함까지 확인한 뒤 등기 한 통을 들고 10층으로 올라갔다.

처음으로 등기를 전달하려 간 집 주인은 인터폰 화면에 낯선 남성인 기자가 보이자 "옆에 있는 남자는 누구냐"며 경계감을 보였고, 김씨의 설명 뒤에서야 문을 열어줬다.

등기를 전달한 뒤 받은 사람의 서명을 PDA에 입력을 하고 나서야 등기 한 통의 업무가 끝났다.

그나마 집에 사람이 있으면 좋지만 세 집중 한 집에는 사람이 없어 '우편물 도착안내서'만 붙이고, 다음날을 기약해야 했다.

법원 우편물이나 내용증명, 신용카드 등기 등을 제외한 일반 등기의 경우는 받는 사람의 연락처가 있으면 수신자와 통화만 되면 관리사무소 등에 맡길 수 있다.

김 씨는 "등기 중 메모로 '부재시 관리사무소'라고 적어 놓지만 당사자와 통화가 안되면 관리사무소에 맡길 수가 없기에 받는 분의 연락처를 적어 놓는 것이 좋은데, 등기는 수신자 연락처를 적어 놓는 경우가 별로 없어 도착안내서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몇통의 등기는 수신자 연락처가 있어 관리사무소에 맡겨놓기도 했다.

오전 배달 물량을 마무리 한뒤 낮 12시30분께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운암동은 관내 거리가 짧아 인근 구역 집배원들과 함께 점심을 하지만 대부분 구역은 혼자서 점심을 해결한다.

◈ '범행 표적'우려‥2주에 한번 꼴 전단지 수거작업

점심 식사후 오후 업무를 시작하자 김씨는 "다음주에는 우편함을 한번 청소해야겠네요"라고 말했다.

아파트 우편함에는 편지 뿐 아니라 업자들이 광고 전단지도 넣는데 대부분 이 전단지를 그냥 놔두는 경우가 많기에 집배원들이 2주에 한번 꼴로 전단지 수거 작업도 하고 있다.

김씨는 "전단지가 우편함에 쌓여 있으면 범행의 표적이 될수도 있기에 우편물을 확인할 때 전단지를 버리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오후 배달업무까지 마치고, 북광주우체국에 돌아오니 오후 5시가 조금 못됐다.

사무실 김씨의 책상에는 다음날 배달해야 할 우편물이 한 박스나 와 있었다. 이 우편물을 분류해야만 이날의 업무가 끝나는 것.

그나마 북광주우체국은 전남체신청 관내에서는 유일하게 자동으로 우편물을 분류하는 '순로구분기'가 운영되고 있어 타 우체국에 비해 잔업시간이 적은 편이다.

북광주우체국 이영호 우편물류과장은 "'순로구분기'가 운영되고 있어 집배원 구분작업 시간이 기존 5∼6시간에서 3시간 30분으로 줄었다"면서 "올해 9월에 한 대가 추가되면 작업시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배원 체험을 끝내고 북광주우체국을 나왔으나, 우체국 안에는 다음날 전달할 우편물을 분류하는 제2의 업무가 계속되고 있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무등일보에 있습니다.

-출처 노컷뉴스 제휴사/ 무등일보 장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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