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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올 추석 소포 우편물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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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끝나고 업무가 시작된 지난 5일 우정사업본부가 흥미로운 자료를 내놓았다. 이번 추석 우편물 특별소통기간(9월21일~10월2일)에 처리한 소포우편물이 905만통으로 8톤 트럭 1만3000대 분량이라는 내용이다.

 

명절 때 소포우편물이 이렇게 많은 적은 일찍이 없었다. 사상 최고기록이다. 여기에 추석 때 오고가는 소포우편물 대부분이 명절 선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지난 추석 때 역사상 가장 많은 선물을 주고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게 말하면 “아니 정말?”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장 “내가 받은, 또는 보낸 선물은 지난해 추석 때보다 훨씬 적었는데”라고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소포우편물 통계는 접수에서 처리까지 모두 디지털화된 기록이 남는다. 한 치의 오차가 있을 수 없고, 거짓말할 수는 더더욱 없다.

최근 몇년 동안 명절 우편물 통계를 보면 트렌드는 분명하다. 추석과 같은 명절 때 우정사업본부가 설정하는 특별소통기간은 대개 12~14일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하루 짧은 12일이었다. 그런데도 이 기간에 접수돼 처리된 소포물량이 지난해(882만통)보다 2.5%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처럼 12일치만 계산하면 809만통에 그쳐 올해의 증가율이 12%로 높아진다. 이것을 2007년 추석 때 807만통, 2006년 643만통과 비교하면 명절 때 선물물량이 3년 사이 40% 늘어났음을 말해 준다. 민간 택배업체에서 취급하는 물량을 제외하고 우체국에서 실어나른 선물만 따진 것이다.

 

우체국 소포로 주고받는 선물은 중·저가 상품이 대부분이다. 올해도 “사과와 배, 김, 곶감, 멸치, 표고버섯 등이 주종을 이뤘다”고 우정사업본부 우편물류팀 정혁 사무관은 전했다.

소포 우편물은 세계 우정사업의 새로운 희망이다. 인터넷 시대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일반 편지와 같은 통상우편물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소포우편물은 온라인 쇼핑의 성장에 힘입어 쑥쑥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의 디지털 후발 국가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상품이 디지털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나가는 셈이다. 한국은 이 가운데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구현한 우편물류시스템(PostNet)을 갖추고 있어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우편산업이 살아나는 구조이다. 실제 취급하는 소포우편물도 매년 증가 추세여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3% 늘었고, 올해는 9월 말 현재 다시 10.6% 증가한 상태다. 우체국을 포함해 택배산업 전체로 보면 시장 규모가 매년 20~30%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소포우편물이 우체국을 먹여 살리는 것은 아니다. 우체국의 주된 수입원은 어느 나라든 여전히 통상우편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포우편물 매출이 연간 4000억원 정도라면 통상우편물 매출은 연간 1조7000억원이다. 새로운 희망이라고 해 봤자 전통적인 우편물의 4분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나는 편지 써본지 까마득한데 요즘 세상에 편지 쓰는 사람이 그렇게 많단 말인가”라고 또 한 번 의아하게 여길지 모르겠다. 그러나 통상우편물의 주종은 개인이 쓰는 편지가 아니라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가입자 및 주민들에게 보내는 요금청구서나 고지서 같은 것들이다. 한 곳에서 여러 명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보내는 다량우편물이 우체국의 최대 수입원인 것이다.

 

각종 선거가 있는 해 우정사업본부의 매출이 다소나마 올라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공보나 정당홍보물, 투표안내문 같은 문건은 우체국을 통해 유권자에게 전달된다. 지난해의 경우 4월 총선을 비롯해 두 차례의 재보선과 네 차례의 교육감선거가 있어 그에 따른 선거우편물 3664만통을 배달하고 282억6000여 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이 수입이 402억원, 2007년 대통령선거 때는 252억원에 달한 것으로 우편통계편람은 전하고 있다.


이종탁<출판국 기획위원> jtlee@kyunghyang.com
-출처 2009 10/20   위클리경향 8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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