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우표…설렘과 낭만까지 잊힐라
작은 네모 엽서 한 장,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추억과 낭만 담겨
우표가 사라지고 있다. 하얀 봉투에 보고 싶은 이의 이름을 쓰고, 네모난 우표에 침 발라 빨간 우체통을 찾던 설렘까지 잊히고 있다.
작가 지망생 송경란(28, 여, 가명) 씨는 가끔 서점에 들를 때마다 예쁜 엽서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누군가가 보낸 엽서나 편지가 우편함에 꽂혀 있는 걸 봤을 때의 반가움이 좋아 송씨는 급한 용무가 아닌 이상에는 손으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손 편지를 고집한다.
송씨가 주로 편지를 주고받는 대상은 지난 2003년 인도 여행부터 몇 차례의 해외여행을 통해 알게 된 친구들. 작은 네모 엽서 한 장은 단순한 안부를 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추억과 낭만을 불러일으켜 준다.
송씨는 “밤에 늦게 집에 왔을 때 엽서가 배달돼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날 만큼 반갑다”며 “같이 힘들게 여행한 생각도 나고 하니까 굳이 급한 용무가 아니면 조금 더 예전 생각이 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IT 기기의 보급으로 편지 봉투에 우표를 붙여 우체통을 찾는 수고는 이제 옛말이 됐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한 우편통계편람에 따르면 보통ㆍ기념우표를 합친 우표 발행량은 지난 2003년 2억 9,600만장에서 지난해 약 2억 2,200만 장으로 줄었다.
올해 예상 발행량은 약 2억 장으로 불과 6년 만에 30%이상 크게 감소한 것. 지난 2006년 전국의 우체통은 2만 7,000개로 우체통이 가장 많았던 1993년 5만 7,000개에 비하면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작은 네모 속 세상’ 인 우표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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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우표수집 단체 61개가 모여 결성한 한국우취연합의 김갑식 서울지부장은 “우표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지부장은 “우표는 단순히 편지를 주고받기 위한 유가증권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도구”라며 “우표의 발행량이 감소했다고 해서 언제 어디서나 적은 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우표 수집의 멋까지 줄어든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우표가 붙은 편지는 특별한 선물이자 이벤트가 되기도 한다.
글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한 인터넷 동호회에서는 가끔 ‘사는 게 지루하다’ 며 댓글을 단 사람들에게 선착순으로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주는 특별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덜컹덜컹 자전거를 타고 온 우체부 아저씨가 내 이름이 적힌 편지를 건넸을 때의 반가움과 설렘.
연말을 맞아 평소 소식을 전하지 못한 소중한 사람에게 예쁜 우표를 붙여 손으로 쓴 편지로 특별한 선물을 보내는 건 어떨까.
CBS사회부 박종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