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저금통으로 이웃돕는 안성우체국 유봉열씨
‘사랑의 돼지’를 12년째 키우는 우체국 집배원들이 있다. 매년 말 이맘때가 되면 우체국 동료들에게 ‘분양’한 돼지저금통을 한데 모은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양로원 노인들에겐 쌀이 되고 어린이들에겐 학용품이 된다. 주인공은 우정사업본부 안성우체국 유봉열씨(50)와 그 동료들. ‘저금통 집배원’ 유씨는 올해로 집배원 생활 24년째다.
“늘 하는 대로 하는 거죠. 새삼스러울 게 있나요. 처음엔 돼지저금통 몇개 두고 아주 작게 시작했어요. 해가 갈수록 주변 사람들도 많이 함께하게 됐어요.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이 어려운 사람들에겐 큰 도움이 되는 거니까요.”
유씨가 이렇게 동전을 모아 불우이웃을 도운 지 어느새 12년이 됐다. 1999년 유씨가 돼지저금통을 분양한 것은 한 양로원 게시판에 ‘세제가 부족합니다’라고 적힌 글귀를 봤다는 동료의 이야기를 들은 게 계기가 됐다. 처음엔 유씨와 5∼6명의 집배원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그곳에 세제를 사다 드렸다.
한 해 조금씩 모은 돈은 50만원 정도였다. 몇해 전부터는 ‘돼지저금통을 키우는’ 안성우체국 동료들이 늘었다. 또 우체국에서 후원금도 들어왔다. 옷가게 하는 이웃은 옷가지들을, 문구점 하는 이웃은 학용품을 유씨에게 전했다. 이들은 따로 모임도 없다. 뜻이 맞는 동료들, 이웃들과 자율적으로 편하게 조용히 사랑을 나누고 있다.
“작년엔 250만원 정도 모았지요. 올해는 돼지저금통을 20마리 정도 분양했으니 이보다는 더 나올 거예요.” 유씨는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에 분양한 돼지저금통을 모아서 깬다. 그렇게 모은 동전과 후원금으로 동료들과 함께 1월 9일 지역 양로원인 성심성모의 집, 불우한 아이들이 모인 소망어린이집을 찾을 예정이다. 양로원엔 세탁세제와 노인기저귀 등을, 어린이집엔 학용품과 먹을거리를 두 손에 가득 담아 가기로 했다.
“고마움을 바라기보다 좋아서 하는 거예요. 새해를 이렇게 좋은 일로 시작하니까 한 해 출발도 순조롭게 되는 것 같고요. 새해에도 주어진 일 열심히 하고 베풀면서 살아야죠.” 미혼인 유씨는 새해엔 마음씨 좋은 짝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출처 파이낸셜뉴스/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사진설명=12년째 ‘사랑의 저금통’을 키우는 안성우체국 유봉열씨(왼쪽 끝)과 동료 집배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