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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우체국 민영화 저지투쟁 계속할 것”

프랑스 대선 출마 후 집배원으로 복귀한 브장스노 국내 언론과 첫 인터뷰


현직 집배원으로 프랑스 대선에 출마해 5위를 한 브장스노.

"1차투표가 끝난 뒤 곧바로 우체국에 복귀했습니다. 지금은 집배원으로서, 또 정당대변인으로서 배달 업무도 하고 정치활동도 하고 있지요.”
지난해 프랑스 대선에 출마한 집배원 정치인 올리비에 브장스노 혁명공산주의연맹(LCR) 대변인이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힌 요즘의 근황이다. 브장스노의 출마 이야기는 지난해 4월 24일자 우정이야기에 ‘프랑스에 집배원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소개한 바 있다.

브장스노가 소속된 혁명공산주의연맹은 공산당보다 더 왼쪽에 있는 극좌정당이다. 대통령제 폐지와 혁명적 사회주의 시행 등이 당의 공식 강령이다. 지난 선거에서는 ‘우리의 삶은 그들(기업)의 이익보다 값지다’라는 구호 아래 부의 분배와 해고금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무리 프랑스가 관용(톨레랑스)의 나라라고 하지만 대중적 지지를 얻기에는 너무 급진적이다.

게다가 그는 이제 겨우 32살이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다. 그런데도 대선에서 득표율 4.08%, 150만 표를 얻어 12명 후보 중 5위를 차지했다. 좌파 후보 5명 중에서는 단연 1위였다. 좌파 지도자로서 정치 역량을 과시한 셈이다. 사실 그의 실력은 2002년 대선 때 이미 입증된 바 있다.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선후보로 나서 120만 표(득표율 4.5%)라는 깜짝 득표를 한 것이다.

한국 대선에 세 번 나온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한 번도 4% 벽을 넘지 못했다. 1997년에는 1.2%로 시작해 2002년 3.9%까지 올랐다가 지난번 선거에서는 3.0%에 그쳤다. 프랑스의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유분방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언론사상 최초인 브장스노 인터뷰는 주한 프랑스대사관의 중개로 이뤄졌다. 프랑스대사관은 대선 후 그의 동향을 묻는 필자의 질문지를 본국 외무부를 통해 브장스노에 전달했고, 답신을 받아 필자에 회신해줬다. 질문지를 보낸 시점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에 반대해 공공노조가 대규모 파업을 벌이던 지난 가을이다. 사르코지를 불구대천의 정적으로 생각하는 그의 성향으로 볼 때 조용히 우편배달만 할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우파인 사르코지와 중도좌파인 루아얄의 대결로 치른 결선투표를 앞두고 “루아얄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나, 우리는 사르코지에 반대하는 표를 던져야 한다”는 성명을 내 일찌감치 반 사르코지 전선에 앞장선 바 있다. 그의 육성을 들어보자.

대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차투표에 낙선한 뒤 집배원에 복직한 브장스노. 
“2002년에 비해 30만 표를 더 얻었다. 긍정적인 결과다. 나에게 표를 던진 이는 사르코지 정책에 대항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임금노동자와 젊은 층이다. 대선 결과 새로운 정당에 대한 우리의 노선이 힘을 받았다.”

우체국에 언제 복직했고, 집배원으로서 어디서 어떻게 근무하고 있나.

“대선 때 무급휴가 2개월을 신청했고, 1차투표가 끝난 뒤인 4월 25일 직장에 복귀했다. 뇌이쉬르 센(Neuilly-sur-Seine)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으며 내가 맡은 지역의 우편물을 수거하고 배달하는 일을 한다.”

LCR 대변인은 그대로 맡고 있나. 항간에는 정치활동으로 우체국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나는 집배원인 동시에 LCR 대변인이다. 나는 근무시간의 80%만 일하고 있으며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한다. LCR 대변인으로서 대중모임, 지방출장, 기업방문 등의 활동을 한다. 방송 출연의 경우 몇몇 프로그램에 초청되어 참여하기도 하는데 더 많은 대중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우체국 파트타임 근무로 월 1000유로를 받고, 당에서도 5000유로를 받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당신의 배우자는 월 1만 유로를 받는 전문직이라고 들었다. 본인과 배우자의 월 수입을 공개할 수 있나.
“당에서 받는 돈은 없으며 내가 받았다고 언론에 난 금액은 제멋대로다. 내 동반자는 따로 일을 하고 있다. 개인적인 얘기는 하지 않겠다.”

당신은 파리 10대학을 졸업했다. 프랑스에선 어떻게 하면 집배원이 되며 당신은 언제 어떤 계기로 되었나.
“대학 다닐 때 슈퍼마켓에서 일했다. 대학공부를 마치고 우체국 입사시험을 치렀고, 집배원이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고용상황 때문에 직업에 비해 임금노동자들의 학위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우체국은 내가 보호하고자 하는 공공서비스 기관이고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늘날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유럽연합은 우체국을 민영화하려고 한다. 우리는 택배업을 하는 사기업의 발달에 대항하기 위해 모였다.”

사르코지 정부는 개혁을 외치고 있다. 사르코지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10월과 11월 여러 직업 분야를 포함하는 파업과 시위가 있었다. 의대생들과 인턴, 지나치게 높은 연료 가격에 불만을 품은 어업 종사자, 법정 폐쇄에 반대하는 재판관과 법조계 인사들, 교통 및 에너지 분야의 공무원과 임금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사르코지 개혁을 받아들이자는 노조 간부와 이를 거부한 말단 임금 노동자들 사이에 큰 괴리가 있었다. 이번 투쟁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향후에 이런 대항 의지를 보는 것은 흥미롭다.”

공공노조 파업 때 집배원은 어떻게 했나. 또 당신은 어디서 무얼 했나.
“우체국 직원들도 10월 18일과 11월 22일 파업에 동참했다. 나 또한 파업에 참여하고 집회에도 참석했다. 또 근무지를 점거하고 있던 우체국 직원들을 찾아 격려했다.”

집배원으로서 프랑스 우편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체국장, 나아가 우정의 최고지도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나.
“프랑스 우체국은 아직 공공기관이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우체국을 민영화하고 또 이용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민영화하려 한다. 프랑스 정부는 이 방향을 따르려 한다. 이미 우체국 6000곳이 문을 닫았고 중량 20g 이상 되는 우편물 배달은 민간시장에 개방됐다. 많은 직원이 불안정한 지위에 있으며 적은 임금을 받는다. 나는 우체국 내의 계급 상승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공공기관을 수호하고 민영화를 막는 것이다. 우체국이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투쟁을 벌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집배원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정 깊은 연대와 지지의 인사를 보낸다. 전 세계 집배원들이여, 국제 수준의 공공우편 서비스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단결합시다. 감사합니다.”

〈이종탁 경향신문 논설위원〉 jt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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