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금강소나무로 조성되는 ‘우정숲
소나무는 ‘국민나무’라고 할 만하다. 산림청이 2010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 67.7%가 소나무를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꼽았다. 2위 은행나무(5.6%)나 3위 느티나무(2.8%)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선호도다. 태어나면 소나무 가지로 금줄을 치고, 소나무 목재로 지은 집에서 머물면서, 소나무 장작으로 밥을 짓고 난방을 하며 살다가, 소나무 관에 들어가 묻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우리의 삶과 함께 해왔기 때문인 듯하다.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목(洞神木)이나 산신당의 산신목(山神木)으로 삼기도 했다. 정자목(亭子木)이 되어 산 자가 쉬는 공간과 그늘을 제공하고, 무덤가의 도래솔로서 죽은 영혼의 벗이 되어주는 것도 소나무였다. 율곡 이이가 매화·대나무와 더불어 소나무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고 했고, 고산 윤선도가 물·돌·소나무·대나무·달을 최고의 벗으로 삼아 오우가(五友歌)를 읊조렸듯이 옛 시(詩)·서(書)·화(畵)에도 빠지지 않는 소재였다.
근래 들어 소나무 중에서도 명품으로 꼽히는 금강소나무(金剛松)가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금강산에서 강릉·울진·봉화·영덕 등으로 이어지는 태백산맥 줄기에 많이 분포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진다. 나무의 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크게 굽거나 트지 않고 오래 간다고 해서 목재로 쓸 때 최고로 꼽힌다. 숭례문 복구공사 도편수 신응수 대목장에 따르면 금강송이라는 이름은 일본 학자가 ‘금강형 소나무’라고 칭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목수 사회에서는 적송(赤松)을 최고로 쳤다고 한다. 둘 다 분류학적으로 애매한 이름이기는 하나 껍질이 얇고 곧게 자라는 금강송 또는 금강소나무가 국민나무 중에서도 명품으로 통하는 것은 틀림없다.
국내 최초의 자연휴양림인 국립대관령자연휴양림은 금강소나무가 울창한 숲이다. 동부지방산림청이 이 일대 400ha의 숲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강소나무 약 14만 그루가 밀식하고 있으며 그 평균 수령이 85년, 가슴높이 지름이 38cm에 이른다. 옛날 임금의 관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관리했던 소나무를 황장목(黃腸木)이라고 불렀는데, 이곳 금강소나무 숲은 숭례문 등 문화재 복구·복원용으로 쓸 수 있는 그런 질 좋은 목재의 보고라고 한다. 이 숲이 1920년대에 일제가 나무를 베어간 뒤 씨를 뿌리는 방식으로 조성한 인공림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란 적이 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우정숲’을 조성한다고 해서 대관령 금강소나무 숲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금강소나무와 조림이라는 요소가 우정사업의 공익적 성격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에서였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금강소나무 묘목 4000본을 시민에게 나누어주는 행사를 연 데 이어 지난 6월 28~29일 ‘우정숲 조성을 통한 소나무 복원 행사’를 진행했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과 서울·경인·강원지역 우체국 직원과 가족 등 140여명이 참여해 3000주의 금강소나무 용기묘(容器苗)를 강원도 횡성 북부지방산림청 관할 국유지 1ha에 심었다. 용기묘는 시설재배를 통해 일정한 크기의 용기에서 기른 묘목으로, 옮겨심기 쉽고 활착률이 높다.
숲은 인간과 자연, 당대와 후대에게 많은 이익을 선사한다. 나날이 파괴되거나 훼손되는 숲을 복원하고, 가꾸고, 보존하는 일은 중요한 공익 활동 가운데 하나다. 우정과 숲이 결합된 우정숲은 그래서 매우 상징적 의미를 가지며, 우정숲이 국민나무 가운데서도 명품이라고 하는 금강소나무로 조성되는 것은 그 의미를 한층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할 만하다.
전국 3400여개 우체국 집배원과 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산불 예방과 감시 등 산림 보호 활동을 연중 펼치고 있는 것과도 결부되는 부분이다.
’2013 07/16ㅣ주간경향 1034호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