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동북아 오일허브 10월 법인출범 
글렌코어등 세계적기업 참여 확정
1단계 3억2천만달러 투자…2010년 착공 2012년 가동
선물시장 병행추진엔 우려
정부가 여수를 기점으로 '동북아 오일허브'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2차관은 4일 국회 자원외교와 에너지안보포럼(대표 이병석 의원)에 참석해 "세계적인 탱크터미널 업체, 트레이딩 업체와 협의를 마무리했으며 이달 중 합작투자계약서에 서명하고, 10월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세계적인 원유 트레이딩사와 탱커링 회사가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관련 핵심 관계자는 "트레이딩 분야 세계 1위인 글렌코어가 참여하기로 했으며, 터미널 분야 2위 업체인 오일탱킹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도 참여하기로 했다. 총 3억2000만달러가 여수 1단계 사업(저장 규모 600만배럴)에 투자된다. 이 중 외자 유치 금액은 2억달러다.
석유공사는 여수 유휴용지를 제공해 29% 지분을 갖기로 했다. 이달 중 이 같은 계약을 체결하고, 10월에 신설합작법인이 출범한다. 2010년 9월 착공, 2012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여수에 이어 울산에도 400만배럴 규모로 추진하며, 앞으로 총 3000만배럴 규모 시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여수ㆍ울산이 오일허브로서 최적 입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 후보지와 달리 이 지역에는 대규모 석유ㆍ석유화학 클러스터가 이미 조성돼 있다. 이 지역은 세계 최대 물동량을 보유한 북태평양 대권항로 기점에 위치해 있다. 인근 연안에는 중국 동북부, 일본, 미 서부 등 대규모 소비처가 있다. 선박 접안에 유리한 20m 이상인 수심도 강점이다.
정제 능력이 부족한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잉여 생산능력이 있는 점이 큰 강점이다.
이충배 중앙대 무역학과 교수는 "일본은 우리보다 땅값이 비싼 데다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도 벅찬 상황이라 우리나라가 동북아 오일허브가 되는 데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정부 차원에서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인센티브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에 석유제품 선물시장도 개설해 '오일허브' 구축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와 일본도 석유제품 상장을 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싱가포르도 석유 선물시장에서 실패한 것은 고도화된 선물 운영 시스템, 석유물류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어야 석유 시장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단 석유비축량을 끌어모아 석유거래를 활성화해 보겠다는 게 이번 '오일허브' 구상의 뼈대다. 그러나 규모가 훨씬 큰 원유 선물시장 동반 개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제품 선물시장에 적정 수준 이상으로 유동성이 모일 수 있겠느냐에 대해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부장은 "석유가격 위험 분산에는 선물시장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일단 거래가 궤도에 오르려면 LP(유동성 공급자)가 다수 확보돼야 하는데 국내 몇 개 정유사만으로는 사자와 팔자 주문이 형성되기 힘들다"며 "국내 정유사들조차도 선물거래에 참여해 득볼 게 없다는 생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적 경기 침체 영향으로 내년에 유가가 하향 안정되면 추진이 흐지부지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 오일허브란
석유제품 생산ㆍ공급ㆍ입출하ㆍ저장ㆍ중개ㆍ거래 등 기능을 수행하는 석유 물류활동 중심 거점이다. 미국(걸프연안) 유럽(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안트베르펜) 싱가포르(주룽)가 석유 실물 시장에서 세계 3대 오일허브 기능을 하고 있다. 뉴욕(NYMEX)과 런던(ICE)은 선물 시장이 발달했다.
-출처 매일경제[박용범 기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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