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원봉사의 질적 도약을 위해
김경동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 KDI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지난 반세기에 걸쳐 한국은 여러 면에서 세계가 놀랄 만한 ‘성공사례’로 부상했다. 눈부신 속도로 이룩한 경제성장과 인구 억제, 정치적 민주주의 이행이 대표적인 보기다.
최근 서해안 기름유출로 인한 재난극복에 물경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또 한번 기록을 세웠다. 이 배경에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부문의 급속한 활성화가 있었음을 놓칠 수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모두가 양적 성장의 현상이라는 점이다. 자원봉사 운동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성숙한 시민민주사회를 지탱하려면 권리와 이익(권익) 추구에 치중하는 ‘애드보커시’ 기능과 아울러 모두가 사회와 서로에 대한 책임과 의무(책무)를 다하는 자발적 봉사 기능인 ‘볼런티어링’이 함께 작동해야 이상적이다. 민주주의 이행 초기에는 주로 권익주창 단체들이 수없이 등장하여 활발하게 움직였고 본격적인 자발적 봉사운동이 활성화하는 데에는 시간적 지체가 있었다.
전문교육기관 턱없이 부족
물론 오늘날 자원봉사 운동은 경이로운 성장을 해왔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자원봉사에 나서는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은 미진하지만 전국적으로 봉사활동 인구가 20%대를 넘어섰다. 또한 국가 주도 아래 자원봉사기본법도 마련하여 제도적 발전의 기틀을 세우게 됐다.
이제는 외형적 가시적 차원의 양적인 변화에 안주하지 않고 질적인 도약을 꾀하여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획기적인 개선을 제안한다.
첫째, 무엇보다도 봉사활동에 임하는 시민들이 자원봉사의 가치와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교육의 내실화가 절실하다.
둘째 봉사활동을 자체의 목적적 가치 때문이 아니고 다른 어떤 목적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수행한다면 이는 형식에 끝날 소지가 크다. 제도적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셋째 자원봉사는 아무나 아무 때에 그냥 하면 되는 활동이 아니고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지원하는 전문인력을 요한다.
현재 지역봉사센터와 기타 시민사회의 복지기관과 민간결사체 등에 이런 전문 스태프들이 상당수 있다. 이들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 수는 아직 태부족이며 대우가 열악하기 그지없다.
대학에서 이 분야의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시민사회 부문의 교육역량은 미약하다.
넷째 앞으로 자원봉사에 가담하려는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수요처와 거기서 제공할 수 있는 봉사프로그램의 개발이 여전히 부진한 실정이다.
자원봉사개발원 등 전담기구를
이 문제도 국가와 시민사회 그리고 교육연구 전문기관들이 공조하여 하루 속히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한다. 교육훈련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자원봉사개발원 형식의 전담기구가 있어야 한다.
다섯째 이 모든 영역에서 시민사회의 자발적 부문이 적극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자체 역량이 취약하므로 중앙과 지방의 국가기관이 마땅히 동참하여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 국가와 시민사회 부문 간의 근원적인 긴장의 극복이 관건이다.
-출처 내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