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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우리 곁의 민영 우체국, 아시나요

도시 골목길에 주로 있는 우편취급소가 최근 간판을 바꿔 달았다. 정식 명칭이 ‘우편취급국’으로 바뀐 것이다. 이곳 운영자 호칭도 자연히 ‘소장님’에서 ‘국장님’으로 격상했다. 호칭상으로는 우체국장과 다를 바 없게 된 것이다.

우편취급국은 우체국과 어떻게 다를까. 우편취급국은 개인이 운영하는 일종의 ‘민영 우체국’이다. 개인이 국가에 우편창구업무를 위탁받아 자기 돈으로 사무실을 열고 자기 수완으로 영업해 운영하는 곳이다. 우정사업본부로서는 우체국을 설치하기 어려운 지역의 우편 서비스를 맡겨서 좋고, 개인은 국가 독점사업을 일부 떠맡아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고객 입장에서 우편취급소는 반쪽짜리 우체국이다. 우편 업무는 우체국과 거의 똑같이 하지만 예금·보험 등 금융 업무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편지나 소포를 부친다거나, 기업에서 대량 우편물을 발송할 때 우체국이 멀고 우편취급국이 가깝다면 우편취급국으로 가면 된다. 요금은 우체국과 우편취급국이 똑같다.

우편취급국의 수입원은 우정사업본부에서 받는 수수료다. 우편물을 받아 우체국 배달망에 넘겨주는 대가로 요금의 50~75%를 가져간다. 요율로만 보면 꽤 큰 듯싶다. 하지만 절대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우편취급국의 월 수입은 시(市) 지역이 평균 400만 원, 군 이하 지역은 200만 원선이다. 이 돈으로 사무실 임대료 내고 직원 1명 월급 주고 나면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할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우편취급국 운영자들은 대개 한 사무실에서 다른 일을 같이 한다. 소규모 인쇄업이나 보험, 신용조합, 약국 등 겸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취급국으로 명칭을 바꾼 만큼 “지금까지 금지돼 있던 기업의 단체 택배나, 국제특급(EMS) 계약요금제, 365코너 설치, 보험 모집 관리 등의 업무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우정사업본부 투자기획팀 김성환 사무관은 말한다. 우편취급국의 매출을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또 다른 형태로 별정우체국이란 게 있다. 우편취급국은 규모도 작고 간판도 붙어 있어 금방 구별할 수 있지만, 별정우체국은 외관상 일반 우체국과 아무 차이가 없다. 취급하는 업무도 우편에서 금융까지 완벽하게 같다. 고객 입장에서 이게 별정이다, 일반이다, 구별 지을 필요가 없는 셈이다.

별정우체국의 역사는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전국 면 단위까지 우체국을 설치하는 1면(面) 1국(局) 체제를 추진했으나, 재정난으로 도서·벽지에는 들어갈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민간이 자기 부담으로 청사 등 시설을 갖추면 우체국 업무를 할 수 있는 사업권을 줬다. 이에 관한 사항을 명문화한 게 별정우체국법이다. 별정우체국을 운영하는 사람은 공무원(6급)에 준하는 신분을 보장하며 보수와 운영비는 국가에서 제공한다거나, 운영자는 직원 채용권을 가지며 배우자와 자녀에 한해 사업권을 승계할 수 있는 등의 내용을 법에 명시했다. 일본의 특정우편국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일본은 특정우편국장이 아예 공무원 신분이지만 우리는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우편취급국은 적자가 나도 국가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별정우체국은 운영상 적자를 전액 국가가 책임진다. 사업성이 없는 지역에서 국가를 대신해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2006년에는 163억 원 적자였으나, 구조조정 차원에서 직원을 100명 이상 감축하면서 인건비 지출을 줄였다.

우편취급국은 1983년 처음 생겨 현재 837곳이 있다. 별정우체국은 1966년 843곳으로 시작해 현재 766곳이 있다. 우편취급국장이 주로 직장 퇴직자라면, 별정우체국장은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에게 가업을 물려받은 젊은 사람이 많다. 둘을 합치면 우체국 전체 창구망(3666곳)의 40%를 민간이 운영하는 셈.

우정사업본부가 공사(민영화)가 되면 어떻게 될까. 우편취급국은 별 영향이 없겠지만, 별정우체국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별정우체국중앙회 송영규 회장은 “공사가 되면 수익성을 따져 돈 안 되는 우체국을 없애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농촌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온 별정우체국은 폐쇄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우체국은 경제성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종탁 경향신문 논설위원> jt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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