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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노인에 국밥 사주고 가족 찾아준 집배원최인석.jpg

폭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노인을 정성껏 돌보고 가족까지 찾아준 집배원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우정사업본부장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보낸 사람은 경기도 광명시 철산 2동에 사는 김모씨. 김씨는 편지에서 광명우체국에 근무하는 최인석 집배원의 선행을 소개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씨가 전한 사연에 따르면 김씨의 어머니는 지난 2일 폭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중 최 집배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최 집배원은 우편물 배달 중 비에 젖어 떨고 있는 김씨 어머니를 발견해 인근 식당으로 모시고 가 따뜻한 국밥을 사 드렸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김 씨를 찾아와 어머니가 있는 곳을 알려줬다. 김씨 어머니는 80세가 넘은 고령에 치매증상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최 집배원은 “저도 어머님이 계시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김씨의 사례를 뿌리치고 떠났다. 김 씨는 “나 편히 살겠다고 부모도 내다버리는 세상에 참으로 본받을 일이라 마음이 따뜻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출처 디지털뉴스 jdn@joins.com


김 씨가 우정사업본부장에게 보낸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광명시 철산동에서 세탁소를 업으로 살아가는 시민입니다.

오늘 편지를 하게 된 이유는 제 동네를 담당하는 집배원에 대한 내용입니다.

세상이 불황이다 보니 세탁업에도 타격이 와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에게 80세가 넘으신 어머님이 계십니다. 고령이다 보니 치매증세가 와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종일 옆에서 보살펴드려야 되는 처지지만 저는 생업에 쫓겨 세탁가계에 나가있다 보니 어머니는 혼자 집에 계십니다.

이런 처지에 6월 2일 날씨가 갑작스런 폭우가 내린 적이 있습니다. 국지성 호우라고 하더군요. 쏟아지는 비를 보니 어머님이 걱정스러워 집에 가 보았더니 어머님이 안계시더군요. 치매 때문에 정신이 온전치 못해 길을 잃으면 며칠을 찾는다고 애를 먹기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비는 억수처럼 내리는데 참으로 암담하더군요. 그래도 비를 맞으며 근 1시간을 찾아 헤매도 찾을 수가 없어 낙담하고 있는데 동네에서 가끔 보던 집배원이 찾아 와서 어머니를 찾고 있지 않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하자 오라고 해서 가보니 어머님을 동네식당에 모셔놓고 있더군요. 사정을 들어보니 비는 억수로 내리는데 어머님이 길에서 헤매고 있더란거에요. 비는 앞이 안보일 정도로 오는 통에 모두 제 갈길 바쁘다 보니 어느 누가 어머니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지나던 집배원이 어머님을 모시고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서 집이 어디냐고 물어도 정신이 온전치 않다 보니 올바른 대답이 나올 리가 없겠지요. 비를 맞아 추워 떨고 있는 어머님께 따뜻한 국밥을 사서 대접하고 편지를 배달하는 틈틈이 동네 사람에게 물어물어 제 가계에 온 것입니다.

만일 집배원의 관심이 없었다면 빗속에서 어머님이 어떤 일을 당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집배원이 생명의 은인이라 생각되어 사례라도 하려고 하자 극구 손을 저으며 하는 말이 제 가슴에 와 닿아 혼자 가슴에 담아 두기엔 벅차서 본부장님께 사연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집배원이 했던 말, “저도 어머님이 계시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던데요.” 어느 누가 되었든 자식 마음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채 바쁘게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뒷모습을 보고 깊이 고개 숙여 인사를 했을 뿐입니다. 어머님께 대접한 국밥값이라도 주려 해도 그냥 가기에 지금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 세상 나 편히 살겠다고 부모도 내다 버리는 세상에 참으로 본받을 일이라 마음이 따뜻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이런 천사 같은 집배원이 있다는 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우정본부 만세입니다.

오늘 이 시간 이후로는 집배원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불평 없이 묵묵히 맡은 바 일에 충실한 집배원을 보며 많은 걸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동네에 착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집배원을 보내주셔서. 집배원의 이름은 최인규입니다. 수고했다고 어깨라도 한번 두들겨 주십시오 하는 바람에서 편지올림을 이해해 주십시오. 전국의 집배원님의 건강을 빌며 맺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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