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간절곶 ‘소망 우체통’ 사연이 가득
ㆍ연말연시 맞아 더 인기
ㆍ꿈·희망·사랑 담아 띄워
“사랑이에게! 내 아들아. 그곳 하늘은 춥지 않고 따뜻하지? 거기에선 항상 많이 먹고,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노렴. 우리 아들 사랑해. 사랑이가 이 엄마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주고 가서 이제 그 허전함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사랑이 엄마·울산 북구)
해맞이 명소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 설치된 ‘소망 우체통’을 찾은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기축년이 저물어가는 올 12월 어느날, 아들을 잃은 30대의 한 여인은 울산 간절곶 ‘소망 우체통’에 눈물로 쓴 엽서를 보냈다. 천금 같은 아들을 잃은 엄마의 애절한 사연이었다. 이뿐이 아니다. 우체통에 가득 담긴 엽서에는 평소 느끼지 못한 가족애가 듬뿍 녹아 있다.
“아버님, 사랑합니다. 돌아가실 때도 사랑한단 말 한마디 못한 것이 못내 후회스러웠습니다. 정말 사랑합니다.”(김은선·울산 동구)
“자식을 위해서라면 우유배달이며 식당일이며 마다하지 않은 엄마. 조금만 기다리세요, 딸내미가 호강시켜 드릴게요.”(손효주·부산 동구)
우체통은 묵은해와 새해가 교차하는 연말연시에 특히 인기를 끈다. 높이 5m, 둘레 12m인 우체통의 모양새도 1970년대의 것이어서 절로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간절곶 우체통은 2006년 12월 울산시가 만들었다.
전국적인 해맞이 명소인 간절곶을 찾는 사람들의 애절한 사연을 담고, 꿈과 희망을 배달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후 우체통에는 지금까지 15만여장의 엽서가 담겼다.
엽서는 소망엽서와 우편엽서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배달되지 않는 소망엽서는 울산시청으로 접수되고, 우편엽서는 수취희망인에게 배달된다. 사연이 뚝뚝 묻어나는 소망엽서의 내용은 수시로 지역방송을 통해 소개된다.
김대우 우체국소포실장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만 달랑 보내는 것으로 인사치레를 하는 요즘 세태가 바뀌기를 바란다”면서 “처음부터 소망우체통을 관리해왔는데 퇴직한 후에도 계속 이 일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소망 우체통이 지닌 ‘따뜻함’은 전국적으로도 배달되고 있다. 대전·충북·충남도 공무원들은 내년 ‘대충청 방문의 해’를 앞두고 충청지역 각 관광지의 우체통 설치를 위해 지난달 말 간절곶 우체통을 벤치마킹했다. 광주 광산구는 이미 지난 10월 말 수완호수공원에 간절곶 우체통보다 훨씬 더 큰 우체통(높이 7m·둘레 12m)을 설치하기도 했다. 소망우체통 담당 집배원인 김장호씨(47)는 “유치원생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엉성하게 쓴 엽서나 백발의 노인이 쓴 것 같은 농도 짙은 인생이야기가 담긴 엽서를 보면 세상은 아직 참 따뜻하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출처 smbaek@kyunghyang.com울산 | 백승목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