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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우체국 알뜰폰 ‘대박’ 비결


지난 9월 27일부터 판매한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판매 17일 만인 지난 10월 23일 총 가입자가 1만118명을 기록, 하루 평균 595명이 가입했다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말이다.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6개 중소 사업자의 알뜰폰 판매를 대행한 첫 날에 666명이 가입해 업계를 놀라게 했고, 4일 만에 17종의 단말기 가운데 9종이 조기 품절되어 긴급히 대체상품을 투입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우체국 알뜰폰이 이처럼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뭘까. 알뜰폰 인기의 일차적 원인은 저렴한 통신비일 것이다. 알뜰폰 사업자(MVNO)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MNO)로부터 회선 사용 요금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받아 이용자에게 싼 가격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통신비가 30% 정도 싸고, 요금제가 다양하며, 약정 상품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적은 기본료에 사용한 만큼만 요금을 내면 되는 것이다. 단말기도 폴더 단말기부터 최신 스마트폰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음성통화 위주의 고객은 비싼 스마트폰 대신 저렴한 피처폰을 구입하면 된다.

지난 10월 알뜰폰이 기존 통신 3사를 제치고 월간 가입자 순증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현재 알뜰폰의 누적 가입자는 약 200만명으로, 내년 초면 이동통신 전체 시장의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알뜰폰의 이 같은 상승세는 우체국이 판매를 대행하면서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10월 알뜰폰 신규가입 4만2000여건 가운데 1만여건이 우체국에서 이루어진 걸 보면 알 만하다. 이는 단순히 알뜰폰의 인기로만 설명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 우체국과 알뜰폰, 둘 사이에 상승효과를 일으킨 뭔가가 분명 있지 않을까.

우정사업본부가 밝힌 가입자 현황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전체 가입자 1만118명 가운데 40대 이상이 7716명으로 76%를 차지하는 것이 그 하나다. 단말기 종류별로는 3G스마트폰(11.6%)이나 LTE스마트폰(27.5%)에 비해 피처폰(60.9%)이 압도적으로 많다. 가장 인기 있는 요금제 상품으로는 월 기본료가 1500원인 프리티우정후불이 4111건으로 무려 40.6%를 차지했다.

 

다시 말하면 통신비 절감에 관심이 높고 우체국에 신뢰를 갖고 있는 중장년층이 몰린 데 크게 힘입은 것임을 알 수 있다. 40·50·60대의 비중이 각각 20%가 넘는 데 비해 10대와 20대는 각각 약 5%에 불과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편지를 부치거나 예금을 하러 자주 우체국에 드나든 경험을 갖고 있다. 우체국의 공공적 성격과 보편적 서비스에 익숙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우체국과 친숙하고 우체국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공공서비스처럼 생각할 정도로 전적으로 신뢰하는 연령층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알뜰폰 판매도 ‘국민 통신비 부담 줄이기’와 ‘중소기업 희망 사다리 구축’이라는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정보통신의 발달로 우편수익이 날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우체국이 알뜰폰으로 ‘대박’을 터뜨리고, 그 저변에 ‘우체국 올드팬’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우정사업본부도 우체국 알뜰폰에 대한 뜨거운 호응에 무척 고무된 듯하다. 김준호 본부장도 “우체국 알뜰폰에 대한 국민의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17일 만에 이룬 1만명 돌파에 깊이 감사드리며, 침체된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고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우체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알뜰폰 신청자 중 전산 추첨을 통해 총 927명에게 사은품을 주는 ‘우체국 알뜰폰 판매 기념 페스티벌’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우체국에서 뭔가 일이 일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우체국 알뜰폰이 우정의 새로운 길을 암시하는 상징 또는 징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2013 11/12ㅣ주간경향 10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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